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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가족사랑

등록일 : 2012.07.25
조회수 8404
‘말 못하는 냉가슴…’ 매맞는 남편, 2년새 2배↑
최근 아내의 폭력으로 속앓이를 하는 남편들이 부쩍 늘고 있지만 매맞는 남편 중 상당수는 맞고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못난 남자'로 비쳐질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4년 차인 김모(43) 씨는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내 때문에 주말마다 불안하다. 연애 시절 장난삼아 시작된 아내의 손찌검은 이제는 가슴팍에 멍이 들 정도로 심해졌다. 하지만 김 씨는 아내에게 맞고 산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승진 등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할까봐 동료는 물론 친한 친구에게 하소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결혼한 노모(34) 씨는 최근 아내와 말다툼 도중 끔찍한 경험을 했다. 아내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칼을 이리저리 휘두르더니 스스로 손목을 긋고 자해를 했기 때문이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이후 아내와 대화할 때마다 조심스럽다. 그날 사고로 노 씨도 팔과 얼굴에 상처를 입었지만 제대로 치료도 못하고 혹시 부모님이 알게 될까 두려워 무더위에도 긴소매옷을 입고 다닌다.

25일 한국남성의전화에 따르면 아내에게 폭행을 당하는 남성들의 상담건수가 지난 2009년 856건에서 2010년 1436건, 2011년 1724건으로 급증해 2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6월말까지 벌써 1250건의 상담이 이뤄져 연말까지는 2500여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여성들과 달리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남성들의 경우 사회적 편견 탓에 매맞는 사실을 쉬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옥이 한국남성의전화 소장은 "피해 남성 중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거나 이혼하는 것을 피하는 것은 물론, 제대로 치료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정폭력 전문가들은 피해사실을 계속 숨길 경우 더욱 강도 높은 폭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한다.

곽금주(심리학)서울대 교수는 "최근 술만 마시면 남편을 때리는 아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감춘다면 가정폭력 피해는 점점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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